보험사들, 소비자 위해 수천억 들여도 만족도 '뚝'

이정화 / 기사승인 : 2020-11-04 17: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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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업계에 따르면 보험사에 대한 민원건수가 2011년 4만800건에서 지난해 5만1200건으로 1만여건이 늘어났다.

 

[산경투데이=이정화 기자]소비자들이 보험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민원건수는 지난해 5만건을 돌파해 금융업권 중 1위를 기록했다. 보험사들은 고객의 탄탄한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수천억원을 들여 사회공헌활동 등을 활발히 펼치고 있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보험사가 공익 사업의 목적을 명확히 인지하고 소비자 제도에 대한 감시·강화 역량을 높여야 한다는 소리가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보험사에 대한 민원건수가 2011년 4만800건에서 지난해 5만1200건으로 1만여건이 늘어났다. 같은 기간 은행(2만6600건)과 금융투자(4400건)의 민원건수와 대조되는 수치다. 이는 보험권역의 소비자 불만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소비자들의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보험 정보를 손쉽게 확보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지만 만족 수준은 여전히 타 산업에 비해 낮은 것이다.

한국소비자원이 11개 소비생활분야를 대상으로 소비자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금융·보험 분야의 중요도 비중은 11.4%으로 집계됐다. 식품·외식(21.4%), 주거·가구(12.0%)에 이어 높은 수치지만 만족도는 67.9점으로 가장 낮다. 보험의 중요성을 체감하는 소비자는 늘어나고 있지만 만족은 느끼지 못하는 상황이다.

보험연구원은 보험소비자 만족도 개선이 더딘 큰 원인을 보험에 대한 뿌리 깊은 오해와 보험회사의 소비자 소비행태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 진단했다.

디지털·언택트 등 대내외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정작 보험사들은 소비자의 상품정보 확보, 개인정보 활용, 구매 및 소통 방식 등 보험 소비행태 변화에 대한 분석을 명확하게 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보험연구원은 "대다수 소비자가 보험사의 사회공헌 활동을 인지하지 못하는 점도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요소다"며 "보험소비자의 보험 구매 방식과 경험을 분석해 향후 보험서비스 수요를 살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소비자보호 제도의 실효성도 제고해야 한다. 보험사는 단순한 공익사업을 넘어 소비자가 체험하고 공감할 수 있는 사회적 책임을 이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융권역별 민원 건수(자료=보험연구원)

보험시장에는 그간 소비자 관련 공시제도, 적합성 원칙, 해피콜 제도 등 소비자보호를 위한 여러 제도가 도입된 바 있다. ▲2002년 민원평가제도 ▲2010년 불완전판매 통계공시 ▲2011년 민원건수공시 ▲2015년 보험설계사 모집경력조회시스템 등이다.

보험사들은 제도 이행과 더불어 사회공헌사업에 수천억원을 들여 소비자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도 활발히 전개해 왔다.

지난해 기준 대형 생명사 3곳이 지역사회·공익 사업, 문화·예술·스포츠, 학술·교육, 환경보호, 글로벌 사회공헌, 서민금융 등에 1400억원가량 지원한 바 있다. 손보업계에서도 청년 스타트업 지원사업, 동물등록제 활성화 사업, 금융교육 활성화 사업, 음주운전 캠페인, 안전신고 캠페인 등 사회공헌사업을 적극 추진했다.

보험연구원은 정작 보험사 사회공헌 활동에 대해 소비자 인식도가 3.7%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사회공헌 등 공익사업이 신뢰도 제고에 실질적으로 기여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민원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상품은 상대적으로 복잡해 민원이나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비교적 높다"며 "최근 금융당국의 감시 강화와 보험사 자체 모니터링 노력 등을 통해 불완전 판매비율은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다. 민원 감소를 위해 디지털 환경에 맞춰 밀레니엄 세대의 니즈를 충족할 만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자칫 소외될 수 있는 노령층을 위해 상품 접근 관련해 제도를 개선하는 등 심리적 특성을 고려하는 방침이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연구원은 보험사의 소비자 보호 노력이 소비자의 보험인식 개선이나 소비자보호 관련 지표의 유의한 변화로 나타나지 않은 원인으로 관련 제도의 목적과 실행간의 불일치를 언급했다.

소비자 권익을 침해하는 요소를 방지하기 위해 개별적으로 도입된 제도들이 함께 실행될 때 각 제도의 효과를 반감시키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행 보험 소비자 보호 제도가 소비자에게 많은 정보를 제공하지만, 정보량이 많다고 해서 더 나은 선택을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예컨대 고객이 보험에 가입할 때 계약 관련 내용 확인절차가 중요시 되지만, 이를 위해 서명이나 덧쓰기 사항이 과도하게 늘어나면 소비자는 내용에 집중하기 보단 형식적으로 서명이나 덧쓰기를 할 수 있다.

변혜원 연구위원은 "효과적인 보험소비자보호 제도의 설계를 위해서는 소비자의 심리적, 인지적, 사회적 특성을 파악하고 이를 반영해야 한다"며 "아울러 도입된 제도가 어떤 변화를 갖고 왔는지, 유의한 변화가 없었다면 어느 부분에서 작동하지 않았는지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객 신뢰를 높이기 위한 사회공헌 활동에 있어서도 단순기부를 점점 더 지양하고 참여적이고 내재적인 방식으로 사회혁신에 기여하는 것이 만족도를 개선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보험사의 역할이 사고발생에 대한 보험금 지급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계약과정부터 사고발생 전·후까지 계약자를 살피고, 계약자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사진출처=보험연구원/게티이미지뱅크)

 

산경투데이 / 이정화 기자 joyfully7@sankyung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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