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2.5단계"...코로나 확산에 마스크 조이는 기업들

변윤재 / 기사승인 : 2020-08-25 18: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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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등 2.5단계 준하는 ‘거리두기’ 시행
출장 금자·재택근무 확대 실시
코로나 사내 확산 막으려 총력
중소기업도 마스크 의무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이틀 연속 200명대를 기록했다. 사진은 25일 오후 서울 은평구 서울특별시 소방학교에 마련된 173병상 규모의 생활치료센터 모습 (사진=뉴시스)

[스페셜 경제=변윤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다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에 청와대도 재택근무·분산근무를 추진하며 비상 대응의 수위를 높였다. 정부는 의료계와 정치권 일각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주장하는 것에 대해 ‘2단계 전국적 시행도 얼마 되지 않았다며 신중한 태도를 취했지만, 이번주를 기점으로 확산세를 잡지 못한다면 격상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대응 수위가 달라질 기로에 놓인 지금, 경영계는 전전긍긍하고 있다. 대기업은 물론, 중소·중견기업도 방역을 강화하며 확진자 발생을 막는 데 주력하는 중이다.

 

R&D부터 본사까지 곳곳에서 확진자 발생

 

상당수의 기업들은 아마 선제적으로 유연·재택근무를 시행하며 내부 방역을 강화한 상태다. 그럼에도 코로나가 주요 생산라인은 물론, 기본 본사까지 파고들자 긴장하는 기색이다.

 

수도권에 몰려있는 기업 R&D센터에서는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지난 15일 이후 현대자동차 의왕연구소,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 LG전자 가산 R&D캠퍼스와 서초 R&D캠퍼스,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R&D센터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생산라인에서도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K1지역 LED 기술동 1층에 근무하는 직원은 이날 오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건물을 폐쇄하고 긴급 방역을 실시했다. 해당 직원과 접촉한 인원도 격리 조치를 취했다. 이 건물에서는 지난 21일에도 확진자가 발생했었고, 화성캠퍼스 메모리반도체 생산라인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LG그룹은 해외 생산시설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LG전자 인도네시아 공장은 현지인 직원 약 200여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인도네시아 서부 자바주 찌삐뚱에 있는 이 공장은 TV 등 디스플레이 제품을 생산한다. 현재 공장은 일시 폐쇄됐으며, 직원들을 상대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고, 음성 판정을 받은 직원들만 다음주부터 출근하기로 했다. LG화학의 폴란드 브로츠와프 소재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서도 한국인 직원과 외국인 직원 5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사무직이어서 생산라인 가동에는 차질이 없다.

 

대기업 본사에서도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나왔다. SK그룹은 서린빌딩에서 근무하는 SK에너지 소속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음에 따라 이날 건물 전체를 폐쇄하고 방역 조치를 취했다. GS건설 본사인 청진동 그랑서울도 근무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음에 따라 26일까지 임시 폐쇄된다. 쿠팡, LG유플러스, 아모레퍼시픽도 확진자가 발생하거나 다녀간 것이 확인돼 건물이 폐쇄된 적이 있다.

 

외부인 출입 금지내걸고 원천봉쇄 나선 기업들

 

상당수의 기업들이 본사와 R&D센터를 수도권에 두고 있고, 업무 효율성 등을 고려해 주요 생산라인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분포해 있다. 출퇴근과 같은 일상 생활 공간과 업무 공간이 수도권에 쏠려 있기 때문에 코로나19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 밖에 없다.

 

현재 대기업 대부분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우려된 15일을 기점으로 재택근무로 전환하며 선제적 대응에 나선 상태다. 사내 유입을 차단하는 데 넘어 사내 확산을 막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사내외 방역조치를 강화하면서 임직원들에게 개인위생과 방역수칙 준수를 당부하고 있다. 매일 모바일 문진을 통해 코로나19 이상 증세가 있는지 확인하도록 하고 있고, 20명 이상 모이는 회의와 회식을 전면 금지했다. 회의시에는 1.5m 이상 거리두기를 준수키로 했으며, 사내 집합 교육은 30명 이하로 운영 사외 집합 교육은 전면 중단했다. 국내 출장도 꼭 필요한 출장에 한해서만 가도록 했고, 출퇴근 버스를 추가로 투입해 전체 좌석의 50%만 앉게 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부서별 일부 인원 대상 재택근무 시행에 들어갔다. 출퇴근·이동 시는 물론, 근무 중에도 마스크 상시 착용을 권고했다. 국내·외 출장, 집합교육, 단체 회의는 전면 금지했으며, 외부 방문자의 사옥 출입도 금지했다.

 

LG그룹은 18일부터 모든 사업장과 건물은 주 2회 이상 방역을 실시하고, 모든 건물과 사업장의 외부 방문객의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사업장 간 출장은 물론, 국내 사업장을 오가는 셔틀버스 운영을 자제하고 있다. 50인 이상이 모이는 단체행사나 집합교육은 물론, 10인 이상 단체 대면회의도 제한했다. 유연 출퇴근제를 확대하고 계열사별로 탄력적으로 재택근무를 진행 중이다. LG화학은 전국 사업장별로 순환 재택근무에 들어갔고, LG디스플레이의 경우, R&D 등 필수직군은 20%, 그 외 직군은 50%가 재택 근무에 돌입했다.

 

SK그룹은 이미 ‘2.5단계에 준하는 비상 대응을 시행 중이다. SK텔레콤과 SK이노베이션, SK홀딩스 등 대부분의 계열사가 필수 인력을 빼고 전면 재택 근무에 들어갔다. 클럽·주점·노래연습장 등 고위험 시설 방문을 금지하고 다중이용시설 이용과 종교 등 소모임 활동 자제도 권고했다. 출장도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화상 등으로 대체하도록 권하고 있고, 사업장에 출입하는 모든 사람은 의무적으로 발열 측정을 받는다. 사내 공용 시설 역시 운영이 제한되거나 중단됐다.

 

롯데지주는 19일부터 모든 임직원이 3개 조로 나눠 1주일 단위로 순차적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롯데지주는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모색하기 위해 5월 말부터 주1회 재택근무를 실시해왔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 재택근무를 확대한 것이다. 구내식당 대신 사무실에서 개별적으로 식사하도록 하는 한편, 매일 개별 체온 확인도 계속 시행하고 있다. 계열사들도 탄력적으로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17일부터 일부 필수 인원을 제외하고 전면 재택근무에 들어갔고, 롯데하이마트는 재택근무를 기존 주 1회에서 주 3회로 늘렸다.

 

중소·중견기업 또한 사내에서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기업 316곳을 대상으로 코로나 방역 대책을 조사한 결과, 중견기업 53.5%, 중소기업 53.4%가 사내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중소·중견기업을 포함해 많은 기업들이 회식과 단체활동 최소화 또는 금지(38.9%), 회의 및 미팅 최소화(22.4%), 비대면 업무 보고와 화상회의(15.9%), 유연근무제(9.6%)와 같은 조치를 통해 사내외 접촉을 최소화하고 있다.

 

‘3단계만은...’ 속타는 기업들

 

25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80명을 기록했다. 국내 발생 확진자가 264, 해외유입이 16명이며, 전체 확진자 중 221명이 수도권에서 발생했다.

 

전날(266)에 이어 이틀 연속 200명대를 유지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가능성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는 일일 확진환자 수가 100~200명 이상, 일일 확진환자 수가 전일에 비해 2배 증가하는 경우가 1주일 사이에 2회 이상 발생할 때 실시된다. 필수적 사회경제활동 외에 모든 활동이 원칙적으로 금지되기 때문에 10명 이상이 대면으로 모이는 모든 집합과 모임, 행사가 제한된다. 학교와 유치원도 원격수업으로 전환 또는 휴원한다.

 

이로 인해 기업들은 자체 방역을 강화하며 3단계 격상만은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정부의 공식 지침이 없는 만큼, 재택근무를 전 사업 부문으로 확대한 것과 같은 대응 수위 상향은 확진자 발생 추이를 지켜보며 신중히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그룹 관계자는 정부 지침에 준해서 방역을 철저히 하고 있다. 일단 코로나19 추이를 지켜보면서 신속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다른 그룹 관계자도 정부 방침이 정해지지 않았는데 미리 3단계 대응을 언급하기는 어렵다면서 외부 출입을 통제하며 규정에 의거한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그 이상의 대응은 정부 방침이 정해지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ICT를 제외한 대부분의 기업들이 3분기 실적 타격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상장사협의회 관계자도 “2분기 재고와 수주 물량으로 버텼던 기업들도 어려운 상황에 높였다특히 관광업종은 상장 폐지 실질심사에 오를 기업이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3뷴기에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는데 다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기업들의 위기감이 커졌다그나마 버텼던 대기업들도 지금과 같은 상황이 장기화된다면 투자나 고용을 축소하는 것 외에도 긴축 경영에 들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중소·중견기업은 침통한 분위기다. 긴급재난지원금이 풀리면서 간신히 살아난 내수가 다시 얼어붙자 이들 기업은 휘청대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지금은 방역에 집중해야지, 소비 심리에 불씨를 땔 시기는 아니다라며 일자리 유지를 위한 지원이 더 절실하다. 9월 말이면 끝나는 고용유지지원금 기간을 연장하고, 담보력이 약한 중견기업 이하를 대상으로 신용보증재단을 통해 이들의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올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5%로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정상 성장 경로보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672000억원, 일자리 678000개 손실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충격이 장기화할 것을 대비해 경제 성장 선순환 구조(투자고용소비)의 시작점인 투자를 유인하고, 활성화에 주력하는 한편, 투자 인센티브 강화, 규제 개선 등 투자환경을 조성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산경투데이 / 변윤재 기자 purple5765@sankyung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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