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변사체, ‘불신-음모론 확산 ’ 일어난 까닭?

이필호 / 기사승인 : 2014-07-29 10: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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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국과수 과학적 근거 발표도 못믿어

[산경투데이=이필호 기자]'유병언 변사체'를 둘러싼 의혹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지난 22일 경찰의 변사체 신원확인 1차 발표에 이어 25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감식결과까지 일주일간 공식발표가 이어졌지만 사인규명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변사체 발견 후 곧바로 유대균씨 등 주요 피의자들이 잇따라 검거되면서 정황상 음모론이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검경이 현상금을 5억 원이나 걸고 수개월간 찾아 나선 희대의 용의자가 돌연 사체로 발견됐는데 40일간이나 인지도 못하고 있었다는 경찰 발표는 사실여부를 떠나 국민을 설득하지 못했다.


시민들은 정부 발표가 상식적으로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여성 직장인(29세)은 "안 믿는다기보다 '안 믿어진다'에 가깝다. 너무 어이없지 않나"라며 "타이밍도 웃기고 시체가 썩을 때까지 발견 못했다는 것도 이상하고 별장 근처서 발견하고 신원확인 한 번 제대로 안 했다는 것도 다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박모씨(36세)는 "뭔가 덮어야 할 게 있어서 그동안 시간을 벌었던 게 아닐까. 유 회장이 숨겨둔 돈이 얼만데 그렇게 죽을까. 정치권에 유 회장 돈이 꽤 들어가지 않았겠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정부의 여론조작 전력도 불신을 부추겼다. 김모씨(42세)는 "국정원이 나서서 댓글 조작하는 나라인데 산 사람 1명 죽은 사람 만드는 게 어려운 나라일까 싶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반면, 경찰과 국과수는 초동수사 실패를 인정하면서도 끝없는 불신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사실만을 전하려 했고 의혹에 대해 과학적으로 적극 해명했는데 받아들여 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 22일 당시 순천경찰서장은 "우리가 완벽하지 못했음을 인정한다"면서도 “반백골 시신에서 천신만고 끝에 2번 실패 후 지문 채취한 게 맞고, 과학적으로 가능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25일 국과수는 DNA검사결과뿐 아니라 치열과 머리뼈, 넙적 다리뼈를 비롯해 발견 당시 시신사진까지 공개하며 변사체가 유병언 이라는 과학적 근거를 발표했다.


국과수는 국민들이 제일 불신하는 ‘열흘 만에 백골이 된 시신’에 대해 미국 테네시대학 연구사례를 공개하는 등 의혹해명에 힘을 쏟았다. 그러나 이마저도 믿어주지 않는 분위기다.


국과수의 한 교수는 "시신이 아직 국과수에 있고 직접 보니 외관상으로도 지문, DNA검사 결과로도 유병언이 확실한데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한가. 조작은 불가능하다"며 "원래 장기 훼손 등의 이유로 사인불명 판정이 나는 경우는 많다. 양심을 걸고 사명감으로 사서고생하는 국과수 의사들이 뭐가 아쉬워서 국가 조작에 동원되겠나"라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유병언 사체에 대한 불신은 정부가 자초한 것이라고 꼬집고 있다.


한 언론에 따르면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불신의 원인은 국민들이 우매해서가 아니고 국가가 이 사건에 대해 신속하고 확실하게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탓"이라며 "사건 처리과정에서 자꾸 중요한 단서들을 놓치다보니 국가에 대한 믿음이 강했던 사람들마저 배신감과 실망감을 느끼고, 그러다보니 의심이 계속 커져 사실이 아닌 것마저 마치 사실처럼 유포되는 사태까지 이른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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