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 나오면 뭐하나”…‘고학력 워킹푸어’ 증가

박길재 / 기사승인 : 2015-03-30 18: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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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의 세대 상속 어려워…교육만 고집하는 것 문제

지난 10년간 한국 사회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직업을 가져도 적정한 수준의 소득을 올리지 못하는 이른바 고학력 워킹푸어가 늘어나고 있다. 중산층에서 이탈한 60대 부모 밑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직업을 가진 30대 자녀마저도 이 같은 상황이 나타나면서 중산층의 세대 상속이 단절되고 있다.


중산층의 세대 상속 단절
중산층에서 탈락한 60대와 중산층의 직업을 가진 빈곤층 자녀(하위소득 40% 이하)가 있어 양 세대 모두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가정은 9.29%로 나타났다. 2011년 기준 소득수준이 40% 이하인 계층은 4인 가정 기준 월평균 소득이 274만 원 이하인 반면 60대 부모가 중산층 이상으로 경제적으로 안정돼 있고 자녀도 안정적인 삶을 유지하는 비율은 12.67%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산층의 세대 상속이 단절되는 가장 큰 이유는 일자리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부모세대는 나이가 들수록 안정적인 일자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낮고 직장을 나와 자영업에 나서도 실패할 확률이 높다.
설동훈 전북대 교수는 중산층에서 몰락한 부모와 같은 길을 걷지 않으려고 공무원과 같은 안정적인 직업에 젊은층이 몰리다 보니 취업문이 더욱 좁아져 자녀 세대마저 중산층 대열에 합류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전했다.
고학력 워킹푸어 증가
중산층 세대 상속의 가장 큰 걸림돌은 대졸 이상의 학력을 지녔지만 저소득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고학력 워킹푸어가 지난 10년간 크게 늘어난 것이다.
2011년 기준 정규직 중산층 직업을 가진 30대 가운데 10.97%는 빈곤층으로 분류돼 중산층 직업군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뿐만 아니라 학원 강사나, 예술계 종사자 등 비정규직의 중산층 직업을 가진 이들의 빈곤율도 24.13%대로 전체 평균보다 높았다.
1996년까지만 해도 양질의 일자리가 많았지만 노동력의 공급이 수요를 채우지 못했었다. 때문에 대학을 졸업하면 좋은 일자리는 당연히 따라오는 것이었다. 하지만 2010년에 이르면서 양질의 일자리는 그대로인 반면 대졸 노동력은 400만명이 넘는 초과 인력공급이 생겨났다.
아직도 교육만 고집해야 하나
고학력 워킹푸어가 늘어나고 있지만 한국의 중산층은 여전히 교육을 통해 자식 세대들에게 중산층 지위를 물려주려 하고 있는 모양새다. 과거 고도성장기에 교육을 통해 중산층이 된 부모들이 자신의 경험을 자녀들에게 그대로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교육은 여전히 중산층 지위의 세습과 이탈을 설명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며 다만 일자리가 줄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공교육보다는 사교육의 역할이 중요해졌다는 것이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중산층 부모들은 사교육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소득의 상당 부분을 교육에 쏟아 붓고 있다. 교육비가 초중고교 자녀를 둔 가구의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하위소득의 2040% 가구는 소득의 11.5%를 교육비로 쓰는 데 비해 상위소득의 2040% 가구는 10.6% 정도를 쓰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교육에 투자해 자녀의 학력은 높아졌지만 질 좋은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어지면서 과거보다 교육의 투자가치가 떨어지고 있단느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설동훈 전북대 교수(사회학)교육 과정도, 노동시장도 다양화해 청년들이 단순히 교육수준보다는 경험과 관심사에 따라 직업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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